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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우리에게는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서현선
지식을 만드는 일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상을 숙고하고 문제를 구조화하며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는 현상을 개념화하고 변수 간의 관계성을 찾으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일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일은 원한다고 해서 빠르게 해내기 어렵다. 그렇기에 사회혁신에서 경험과 사례를 듣는 일은, 정제된 지식을 얻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사회혁신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소개하고 확산해 온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SIR는 2023년으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이번 호는 지난 20년의 사회혁신의 흐름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특별판이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의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시간 동안 좀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지식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년 전보다 사회혁신 현장에서 어떤 시도와 성과가 있는지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사회변화와 관련한 개념과 방법론을 다양하게 접하게 되었으며, 변화를 만드는 사람과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겪기 쉬운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인지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지식이 사회변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SSIR을 통해 2011년 소개된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는 대규모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개별 조직의 각개전투식 개입이 아닌, 영역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협력 방식의 전환이 시도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장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시도는 새로운 이론과 연구를 자극하고, 변화의 방법론과 패턴을 제시하는 지식은 현장의 혁신을 촉진한다. 이렇듯 지식은 사회 변화를 해석하고, 촉진하고, 확산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사회혁신의 지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아직 넓은 개척지가 존재한다. 우리는 여전히 사회혁신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지금 이 시대가 당면한 사회문제의 실체는 무엇인지, 사회 변화의 추동력은 어떻게 구동되는지,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과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변화의 원동력이다
이번 SSIR 20주년 기념호는 과거 SSIR에 기고한 바 있는 세계적인 연구자, 사상가, 실무자들의 아티클을 싣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의 사회혁신 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혁신 분야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선명하게 전달해 주었다. 이들의 글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상상과 관점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 20주년 기념호는 ‘사회혁신의 미래를 그려보다’라고 부제를 붙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미래를 다루고 있다. 먼저 공동의 미래를 제시하는 일이 어떤 주체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진단한다. 미래는 결코 소수에 의해 구상되어서는 안 되며,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이들이 책임감 있게 공동의 미래를 그리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득한다. 또한 저자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관계와 전략을 상상하고,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를 구상하는 힘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혹은 어떤 미래가 오지 않기를 원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데서 나온다. 현재의 문제를 분석하거나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만들기 어렵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싶은지를 구체화하고, 앞으로 닥칠 거대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문제의식을 전파해야 하는지 숙고하며, 새로운 방향의 시도를 통해 어떠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지를 상세하게 그려볼 때 우리는 스스로를 움직일 수 있다.
이번 20주년 기념호의 다채로운 에세이를 통해 독자들이 미래에 대한 각자의 비전을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미래를 향한 각자의 생각과 관점이 서로를 촉진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
변화라는 험난한 여정에는 인내와 지혜가 요구된다
사회혁신의 현장의 새로운 시도와 경험들이, 변화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지식이 되는 데까지 험난한 과정이 존재한다. 그 과정이 험난한 이유는 사회변화가 가진 독특한 속성, 불확실성과 불완전함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그들 개개인이 가진 개별성을 지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회변화의 현장은 그래서 무수한 실패의 장이며, 긴 인내를 요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변화를 만드는 불확실하고 험난한 과정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다루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데이터와 기술이라는 낯선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하며 이러한 도구의 혜택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기술이 잘못 사용되어 사회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하며, 기술의 혜택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문제의 양상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섹터를 넘나드는 협력을 디자인해야 한다. 연결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상상하고 새로운 자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통의 기준과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
이번 호의 저자들은 변화에 필요한 역량과 마인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 변화를 만들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든 혁신가들이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현장의 무수한 실패와 오류를 경험한 현장의 장수들이기도 하기에 그들의 메시지는 따뜻하지만 날카롭고, 창의적이지만 현실에 기반하며, 희망적이지만 전투적이다.
지식은 결국, 우리의 목소리를 찾는 일이어야 한다
이번 SSIR 20주년 기념호에는 두 명의 한국 저자의 기고문도 포함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연구해 온 연세대학교 김영미 교수는 사회혁신에 다양성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심도깊게 제시했고, 사회혁신가들을 길러오는 일에 힘써온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는 한국의 사회혁신 생태계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회고해 주었다. 이 글들이 뜻깊은 이유는 지금 한국의 사회혁신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와 리더가 우리가 함께 성찰해야 하는 질문들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현장의 지혜를 나누어주길 기대한다. 더 많은 이들이 사회혁신 지식을 학습하는 독자를 넘어, 자신이 만들고 있는 변화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저자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지식은 우리의 경험을 올바르게 회고하게 만들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게 해준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변화를 향한 우리의 에너지를 생성해주고 우리의 관점을 분명하게 해준다.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사회혁신의 현장에서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단단하고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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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퓨처메이커를 위한 조망과 상상
서현선
지식을 만드는 일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상을 숙고하고 문제를 구조화하며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는 현상을 개념화하고 변수 간의 관계성을 찾으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일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일은 원한다고 해서 빠르게 해내기 어렵다. 그렇기에 사회혁신에서 경험과 사례를 듣는 일은, 정제된 지식을 얻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사회혁신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소개하고 확산해 온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SIR는 2023년으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이번 호는 지난 20년의 사회혁신의 흐름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특별판이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의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시간 동안 좀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지식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년 전보다 사회혁신 현장에서 어떤 시도와 성과가 있는지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사회변화와 관련한 개념과 방법론을 다양하게 접하게 되었으며, 변화를 만드는 사람과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겪기 쉬운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인지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지식이 사회변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SSIR을 통해 2011년 소개된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는 대규모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개별 조직의 각개전투식 개입이 아닌, 영역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협력 방식의 전환이 시도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장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시도는 새로운 이론과 연구를 자극하고, 변화의 방법론과 패턴을 제시하는 지식은 현장의 혁신을 촉진한다. 이렇듯 지식은 사회 변화를 해석하고, 촉진하고, 확산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사회혁신의 지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아직 넓은 개척지가 존재한다. 우리는 여전히 사회혁신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지금 이 시대가 당면한 사회문제의 실체는 무엇인지, 사회 변화의 추동력은 어떻게 구동되는지,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과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변화의 원동력이다
이번 SSIR 20주년 기념호는 과거 SSIR에 기고한 바 있는 세계적인 연구자, 사상가, 실무자들의 아티클을 싣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의 사회혁신 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혁신 분야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선명하게 전달해 주었다. 이들의 글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상상과 관점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 20주년 기념호는 ‘사회혁신의 미래를 그려보다’라고 부제를 붙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미래를 다루고 있다. 먼저 공동의 미래를 제시하는 일이 어떤 주체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진단한다. 미래는 결코 소수에 의해 구상되어서는 안 되며,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이들이 책임감 있게 공동의 미래를 그리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득한다. 또한 저자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관계와 전략을 상상하고,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변화를 구상하는 힘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혹은 어떤 미래가 오지 않기를 원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데서 나온다. 현재의 문제를 분석하거나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만들기 어렵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고 싶은지를 구체화하고, 앞으로 닥칠 거대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문제의식을 전파해야 하는지 숙고하며, 새로운 방향의 시도를 통해 어떠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지를 상세하게 그려볼 때 우리는 스스로를 움직일 수 있다.
이번 20주년 기념호의 다채로운 에세이를 통해 독자들이 미래에 대한 각자의 비전을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미래를 향한 각자의 생각과 관점이 서로를 촉진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
변화라는 험난한 여정에는 인내와 지혜가 요구된다
사회혁신의 현장의 새로운 시도와 경험들이, 변화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지식이 되는 데까지 험난한 과정이 존재한다. 그 과정이 험난한 이유는 사회변화가 가진 독특한 속성, 불확실성과 불완전함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그들 개개인이 가진 개별성을 지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회변화의 현장은 그래서 무수한 실패의 장이며, 긴 인내를 요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변화를 만드는 불확실하고 험난한 과정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다루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데이터와 기술이라는 낯선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하며 이러한 도구의 혜택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기술이 잘못 사용되어 사회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하며, 기술의 혜택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문제의 양상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섹터를 넘나드는 협력을 디자인해야 한다. 연결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상상하고 새로운 자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통의 기준과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
이번 호의 저자들은 변화에 필요한 역량과 마인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 변화를 만들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든 혁신가들이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현장의 무수한 실패와 오류를 경험한 현장의 장수들이기도 하기에 그들의 메시지는 따뜻하지만 날카롭고, 창의적이지만 현실에 기반하며, 희망적이지만 전투적이다.
지식은 결국, 우리의 목소리를 찾는 일이어야 한다
이번 SSIR 20주년 기념호에는 두 명의 한국 저자의 기고문도 포함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연구해 온 연세대학교 김영미 교수는 사회혁신에 다양성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심도깊게 제시했고, 사회혁신가들을 길러오는 일에 힘써온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는 한국의 사회혁신 생태계의 흐름을 통합적으로 회고해 주었다. 이 글들이 뜻깊은 이유는 지금 한국의 사회혁신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와 리더가 우리가 함께 성찰해야 하는 질문들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현장의 지혜를 나누어주길 기대한다. 더 많은 이들이 사회혁신 지식을 학습하는 독자를 넘어, 자신이 만들고 있는 변화의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저자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지식은 우리의 경험을 올바르게 회고하게 만들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게 해준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변화를 향한 우리의 에너지를 생성해주고 우리의 관점을 분명하게 해준다.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사회혁신의 현장에서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단단하고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